[작은소리] 로키산맥의 큰 바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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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로키산맥의 큰 바위 얼굴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5.08.25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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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23년 ‘사우스 다코타’주의 역사학자 로빈슨은,

  로키산맥의 블랙 힐스(Black Hills)의 연봉 바위에
  서부개척에 공로가 많은 몇몇 인물들의 초상을
  조각할 것을 착안하고, 

  지역 유지들을 설득하기 시작해서
  지역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들과
  의견을 모으고 인물 선정을 논의한 끝에,

  다음 네 명의 대통령을 조각하기로 하고
  당시의 유명한 조각가 굿천 보글럼(Gutzon Borglum)을 초청했다.


  (2) 가까이서 보는 ‘큰 바위 얼굴’

  *죠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미국 초대 대통령으로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위대한 미국의 탄생에 공헌한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독립선언문을 기초했고, 3대 대통령으로 미 연방 3년 예산의 거금을 투자해서 프랑스로부터 중부 루이지애나지역을 사들였다. 이 ‘계약’으로 동부 연안 13개주 작은 연방에 불과했던 미국에 중부와 서쪽의 광대한 영토를 편입시켜,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광대한 미국 지도를 가능하게 한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6대 대통령으로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승리를 이끌어,
  남북연방으로 분열된 미국을 ‘통일된 합중국’으로 복원했고,
  흑인 노예제도를 혁파한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26대 대통령으로 미국 서부의 자연보호에 공이 컸고,
  파나마 운하구축, 필리핀 지배 등 미국의 지위를 대외적으로 올려놓은 대통령.


  (3) 멀리서 바라보는 ‘큰 바위 얼굴’ (他山之石)

  *미합중국 국가 발전에 혁혁한 공로가 있는 4명의 대통령을
  ‘큰 바위 얼굴’로 새겨서 ‘영웅적 헌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고,
  국민들에게 미합중국의 가치와 애국심을 고취하는 역사교육 기념물이다.

  *대한민국 광복 70주년, 정부수립 67주년이 지났다. 우리에게도 우여곡절의 역사만큼이나 훼예포폄이 극심한 대통령들이 지나갔다. 그들의 공과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대통령들의 공과를 우리들의 역사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각각의 시대들은 나라와 역사의 주인인 우리들이 만든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큰 바위 얼굴 왼쪽에서 3번째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인 1905년 7월 29일에 외교 각서로 ‘가쓰라 태프트’밀약을 맺어 일본에게 ‘대한제국’을 침략하도록 양해했다. 미국은 필리핀을 차지하고 일본은 조선을 차지하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흥정’이었다. 1905년 11월17일 일본은 ‘을사늑약’을 서둘러 강압 체결한다.

  1882년 5월 22일 제물포에서 미국대표 슈펠트 제독은 '신헌'이 이끄는 조선대표단과 ‘조미수호통상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은 조선이 서방과 맺은 최초의 조약이며 사실상 우리나라의 개화의 출발점이었다.

  고종황제는 미국을 신뢰하여 제국주의 침략의 안전판으로 이 조약을 체결하였으나,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만약 제3국이 조약 일방에게 부당하게 또는 강압적으로 간섭할 때에는 조약 상대국은 원만한 타결을 가져오도록 주선한다.(제1조)”고 명시된 ‘조미수호통상조약’을 파기한 것이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국제법의 금언을 저버린 것이다. 

  고종황제의 미국인 특사 ‘호머 헐버트’는 미국 언론에 공개적으로 미국정부와 대통령의 ‘국제 조약을 배신한 행위’를 비판했다. 그리고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퇴임 후 죽기 전에 ‘조미수호조약을 무시하고, 일본의 조선 침략을 자신이 묵인한 것’을 인정했다.

  세계가 제국주의 침략경쟁을 할 때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를 구축하고 필리핀을 지배하는 등 미국의 대외적 영역을 확장했으나, ‘조미수호조약’을 배척하고 일본에 영합해서 ‘가쓰라 태프트 밀약’으로 대한제국을 망국으로 밀어 넣은, 한국인에게는 ‘악연의 인물’이다. 그래서 일까? 바위에 새겨진 그의 얼굴 표정이 조금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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