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네이버가 구글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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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네이버가 구글을 잡는다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2.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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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기술로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로봇, 자율주행차 등 연구개발(R&D) 성과를 공개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에서 "국내 개발자들은 물론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 하겠다"며 "네이버가 개발자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디딤돌 노릇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생활환경지능 AI플렛폼 '아미카'

이 자리에서 생활 곳곳에서 공기처럼 스며들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환경 지능'인 '아미카(AMICA)'라는 AI플랫폼을 공개했다. 아미카는 애플시리,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와 유사한 음성서비스다. 송광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미카는 그동안 축적해온 딥러닝, 음성인식, 음성합성의 연구물"이라며 "사람의 의도를 읽을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연 영상을 통해 아미카가 특정기계에 종속되지 않고 자동차, 스마트워치, 스피커와 자연스럽게 연동된다고 강조했다. 단순 음악 재생뿐아니라 일정관리, 식당이나 매장 예약과 결제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동(O2O) 기능도 적용된다. 송CTO는 "아미카를 다양한 기기에 장착하기 위해 플랫폼을 전면 오픈했다"면서 "우선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아틱(ARTIC)'에 아미카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아미카를 확산시키기 위해 '오픈 아미카 얼라이언스'를 설립하고 스타트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시제품 제조 지원, 맨토링, 투자, 제품 상용화, 유통, 글로벌 진출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AI기술 적용 '자율주행'

이날 네이버는 '자율주행'에도 자사 'AI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자율주행 기준 3단계를 충족하고 있는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는 전체 4단계 중 '부분적 무인중계' 단계로, 전체 도로 정보를 받고 주변을 모니터링 해 목적지까지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

이 정도 기술은 현재 테슬라 같은 선도 업체들이 지향하는 수준이다. 현재 테슬라가 자사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오토파일' 기능은 2단계 수준이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시스템 부문 중 '장애물 인식'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버스와 승용차, 자전거, 보행자등 8개 분류로 장애물을 구분해서 인식할 수 있으며 향후 정확도를 높히고 세분화해 나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자사가 개발한 최초 로봇인 'M1'도 공개했다. 실내를 돌아다니면서 위치와 환경에 대한 지도를 작성해 주는 로봇이다. M1으로 측정한 실내 정보는 3차원 정보로 구축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웹브라우저 '웨일'

네이버는 최근 5년 동안 개발해 온 자체 웹브라우저인 '웨일(WHALE·고래)'을 최근에 베타 버전(시험판)으로 내놓았다. 이 베타버전에서 간편 검색·팝업 정리·이미지 번역 등 기능을 내세웠다. 여러창을 띄우지 않고 하나의 창 안에서 모든 작업을 해결할 수 있는 '옴니태스킹' 기능이 특징이다.

특히 브라우저 속 특정 단어를 드래그하면 검색 결과가 팝업으로 뜨는 '퀵서치' 기능을 제공하고, AI 기반의 번역 기술을 통해 외국어로 된 페이지를 번역해 준다. 이미지 형태의 텍스트도 영역을 선택해 번역할 수 있다. 구글 크롬으로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구글과의 정면 승부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며칠 전 네이버는 금년 초 분사한 비밀 연구 조직 네이버랩스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와 카셰어링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 애플, 우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도요타 등 세계적 완성차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전장으로서 공유경제에 기반한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이버가 말만이 아닌 특수 분야에서 구글을 따라 잡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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