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행복발전소 플라잉 타이거로 놀러 오세요
상태바
[경제칼럼] 행복발전소 플라잉 타이거로 놀러 오세요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6.09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덴마크에서 만난 행복발전소

▲ 이동호 명예기자

‘가장 행복한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패션 브랜드 ‘지센’ ‘컬쳐콜’ ‘지스바이’를 운영하는 도상현 위비스 대표(55)는 2012년 여름 덴마크 공항에서 본 이 표시판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휴가차 들른 이 나라는 유엔 행복지수 조사에서 2012년, 201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행복을 저울로 측정할 수 없지만 거리 곳곳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도 대표는 유럽 유명 라이프스타일숍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매장을 빼곡하게 채운 기발하고 익살스러운 생활 소품 3,000여 개를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두 사람이 같이 입는 비옷, 장난감처럼 생긴 학용품 등을 보고 있으니 눈과 마음이 즐거웠다. 그리고 가격대가 절대로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도 무지하게 재미있는 제품들이 많고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정도로 독특한 상품들이 가득했다.
 

서울서 만나게 된 '플라잉 타이거'

이런 기억들만 남겨놓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도 대표는 서울 명동에서 이 브랜드 소식을 듣게 된다.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이 그가 임대를 검토하는 건물을 보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사해 보니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은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내기업 300여 곳이 이 회사와 합작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는 것도 알게 됐다.

도 대표는 서둘러 회사 소개서를 보내고 사업계획서도 만들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본사로 찾아갔다. 그가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본사에서 강조한 두 가지는 회사 철학과 공격 경영이었다.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경영 철학은 ‘메이크 피플 해피’, 위비스는 ‘메이크 해피 타임’으로 ‘해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위비스 러브 타이거'

사업계획서 표지에 위비스 직원들이 ‘위 러브 타이거’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위비스의 공격 경영도 어필했다. 2005년 설립된 이 회사는 1년 만에 여성복 브랜드 ‘지센’ 점포를 100개까지 늘려 화제가 됐다. 2013년에는 ‘지센’과 ‘컬쳐콜’ 점포를 300개까지 확장했다.

도 대표는 덴마크에서 사업 계획 발표 당시에는 3년 만에 61개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약속한다. 드디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경영진의 마음을 얻어 2015년 합작사를 설립한 위비스는 2016년 8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영플라자에 약 100평 규모의 1호점을 열게 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7호점에 이르는 공격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1995년 설립된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은 작년 8월 기준으로 세계 28개국에 63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그리고 2015년 매출 실적이 7,000억원에 달했다.

코펜하겐 시장에서 소규모 잡화상을 운영하던 창립자 레너트 라보쉬츠가 버려진 우산들을 수리해 13DKK(약2,400원)에 판매했는데 너무 잘 팔려 생활 소품에 디자인을 입히기 시작했다. 저렴한 제품들에 디자인을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다.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은 매달 신제품 300여 개를 내놓는 ‘생활소품 발전소’다. 가격은 1,000원부터 4만원대까지로 합리적이다.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인 서울

최근에 오픈한 롯데 월드 쇼핑몰에도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이 들어섰다. 하나하나 전시된 물건들을 보며 우선 감성에 호소하는 디자인이 입혀져 재미나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아 쉽게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몇 가지 제품을 손에 쥐면서 매장을 훑어보는 즐거움이 충만한 매장 안 다른 쇼핑객 얼굴들을 보니 자신도 즐거운 마음이 얼굴에 묻어난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실제로 코펜하겐에 들를 때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에서 어떤 행복감을 느낄까 대리체험을 한 셈이다.

몇 년 전에 일본 여행을 갔을 때 100엔숍으로 운영하는 일본 다이소점에서 쇼핑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어떻게 이 가격에 이런 품질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교차하면서 다이소와 플라잉 타이거와의 차별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이소는 가격은 고정시켜 놓고 품질은 가성비로 승부하고 대신 디자인이 없다. 그때 일본 다이소에서 샀던 떼수건을 지금도 사용하면서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라고 감탄한다.

반대로 플라잉 타이거는 가격대는 여러 층이지만 디자인이 입혀져 사람을 즐겁게 한다. 셀프카메라봉은 우선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쓰기 간편하며 성능이 확실하고 가격이 마음에 와 닿는다. 떼수건처럼 오래 간직하고 쓸 것 같다. 브랜드의 생명력은 이 같은 체험담에서 나온다.

우리나라도 알파문구가 생활소품 브랜드로 국내에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어 머지않아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리라 기대해본다. 사업의 기회는 스스로 찾는 자에게 돌아온다. 도상현 위비스 대표에게 찬사를 보낸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