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 건국과 난민 귀환 문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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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 건국과 난민 귀환 문제 (하)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 승인 2018.09.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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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1948년과 1967년 팔레스타인을 떠난 난민이 돌아올 수 있을까?

미국은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UNRWA)에 매년 재정 지원을 해 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팔레스타인 난민 취업과 구제 기구’에 기부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린블라트는 재정 지원 중단은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의 잘못된 행동에 비춰보면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재정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행정부는 1948년 팔레스타인 초기 난민의 수효는 70만 명이고 이스라엘의 주장대로 난민의 지위는 자손에게 상속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아들들과 손자들은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난민 숫자를 50만 명이 아닌 500만 명으로 늘려서 그동안 재정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미 행정부는 이들 난민들이 이스라엘과 투쟁하는 도구가 돼 왔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미국의 재정 중단의 문제점

그런데 9월 둘째 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에 미국이 완전히 원조를 중단하면 가자 지구에서 충돌과 대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이스라엘 치안 당국은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에게 가자 지구를 도울 수 있는 대체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2018년 9월 말 뉴욕에서 가자 지구를 돕는 국가들의 대표가 모여서 가자 지구에서 난민 기구가 운영했던 학교 운영비와 식량 그리고 3만 명의 난민 기구의 직원 봉급을 의논하기로 했다.

레바논 외무부 장관은 워싱턴이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에 지원을 중단한 것이 혹시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것과 그 이후에 이스라엘 의회가 국가의 유대화(야후디야 알다울라)한 것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레바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일련의 결정들을 레바논과 다른 국가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권리를 박탈하려는 절차로 보았다. 미국의 지원 중단 결정 이후에 독일은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금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와 파타흐 그리고 이집트

2018년 9월 중순에 하마스의 책임자가 미결 현안을 논의하고자 이집트의 당국자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하마스의 정치국원 마히르 오바이드는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파일을 들고 서로 의논하게 되는데, 그 중에 타협과 분노를 진정시키는 것이 첫 번째 사항이라고 했다. 서안의 마흐무드 압바스는 하마스의 분노를 진정시키는 데 실패했었다. 하마스에는 인민 전선과 민주 전선이 있는데 이집트 당국자와 정기적인 만남을 갖자고 한다.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를 선언한 뒤부터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항한 시민의 충돌을 격화시켰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불타는 종이비행기를 이스라엘로 날려 보낸 것이다. 하마스는 이런 항의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논의를 촉구하고자 했다.

이집트의 중재 노력

2018년 8월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노를 진정시키고자 중재했다. 서안의 마흐무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휴전 협의를 두 당사자끼리 하면 가자 지구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마흐무드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매달 하마스에게 9,600만 달러를 지급해 왔다. 그는 하마스와 서안의 파타흐를 분리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 입장에서는 가자 지구의 상황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지만 하마스가 더 큰 세력으로 커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자 지구의 주민들의 생활이 더 나아지거나 항구가 들어서는 것은 돕지만 하마스가 더욱 강력해지기를 바라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는 가자지구의 긴장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하마스는 이집트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

2017년 6월부터 1년 이상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를 지명하지 않고 있는 미국이 9월 3일 카이로 공항 안전 진단을 마쳤다. 이집트의 정치계와 외교계는 새로운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가 지명되기를 기대했다. 미국과 이집트 관계가 최근 3년간의 긴장 관계 이후 서로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워싱턴이 금년 7월 이집트에게 군사 원조금 1억 9500만 달러를 이집트가 사용하도록 허용했다(9월 4일 2면 참조). 이집트 외교가에서는 새 미국 대사가 부임하면 두 나라 간의 관계에서 더 활발한 교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2018년 8월 31일자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아랍어 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강하게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한국 정부가 금년과 내년에 여러 가지 일로 바쁘다고 했다고 전했는데 텔아비브의 정치 소식통들은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그동안 이스라엘이 한 일에 대해 한국이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첫 번째 일은 전함과 잠수함 생산에서 뛰어난 한국 회사가 더 나은 가격으로 이스라엘에게 제시했는데 독일과의 거래를 둘러싸고 여러 잡음을 일으킨 이스라엘이 독일 제품을 샀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한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이스라엘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았고 또 축하도 안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 외무부의 답변은 한국과의 관계는 아주 좋고 양국 간의 자유무역 협정도 곧 서명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외교적 선택은 어렵다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하지 않는 것이 참 잘한 일이다. 과거에 요르단 후세인 국왕이 줄타기 외교를 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아랍 국가들을 등에 업은 팔레스타인과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뒤 과테말라에 이어서 파라과이가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었다. 그런데 2018년 9월 5일 파라과이 정부는 지난 5월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긴다는 것을 취소하고 다시 텔아비브로 간다고 발표했다. 마흐무드 압바스는 남미 국가들에게 대사관을 옮기지 말라고 부탁했고 그 이유는 동예루살렘(알꾸드스 알샤르끼야)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는 몇 페이지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현안을 볼 때, 그리고 아랍 무슬림들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적대시하고 있는 현 아랍 정세를 비춰보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을 가져야 할지를 가늠하게 한다. 팔레스타인 1947년 유엔분할안을 받아들였다면 ‘자치 정부’가 아니라 ‘국가’로서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았을 텐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서 이스라엘이 이 분할안을 거부하고 있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민족끼리도 하마스와 파타흐로 나뉘어 있고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요르단과 이집트의 반응도 고려해야 할 판이다.

파타흐와 달리 하마스는 정치적 이슬람주의자들이 리더십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정치적 이슬람이 수반하는 여러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평화안(세기의 거래)은 이스라엘의 안보 요구 사항을 팔레스타인이 먼저 수용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팔레스타인은 둘로 나뉘어져 있고 팔레스타인 대통령 마흐무드 압바스는 하마스가 단독으로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갖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내부 결속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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