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프리카의 뿔, 역사적 화해와 평화 합의 이행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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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프리카의 뿔, 역사적 화해와 평화 합의 이행 (상)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 승인 2018.10.02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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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아프리카 대륙에는 50여 개 나라가 있고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두 이슬람 국가이다. 최근에 아프리카 국가 중 평화 합의에 대한 뉴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다. 두 나라는 하나의 민족이었는데 서로 나뉘어 있었다. 이밖에 아프리카에서 평화 합의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다른 나라로는 남 수단인데, 권력 배분과 정부 체제 구성 문제로 합의문 서명 이후에도 충돌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평화 합의안 서명

아프리카 뿔이라고 불리는 동아프리카 반도 안에 있는 국가는 에리트리아, 에티오피아, 지부티, 소말리아이다. 지부티와 소말리아는 아랍 연맹(22개국)의 회원국이고 에리트리아는 옵저버 국가이고 에티오피아는 아랍연맹과 상관이 없는 나라이다. 아프리카 뿔의 나라들은 아랍어가 유일한 공용어가 아니고 다른 언어들을 사용한다. 지부티는 프랑스어와 아랍어를, 에리트리아는 영어, 아랍어, 티그렌냐어를, 소말리아는 소말리어와 아랍어를 그리고 에티오피아는 암하릭 어와 지방의 언어들(오로모, 아파르, 소말리, 티그렌냐 등)을 사용한다.

2018년 7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는 20년간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평화 선언을 했다. 에리트리아는 1990년대 초에 독립했으나 그 이후 에티오피아와 국경 분쟁이 계속됐다. 두 나라는 평화 선언 이후, 금년 9월 11일 국경을 개방했고 양국 간의 무역이 자유롭게 됐다. 2002년 유엔은 분쟁 종식을 촉구했으나 에티오피아가 거부했다. 그런데 아비이 에티오피아 총리가 분쟁지역을 에리트리아에게 되돌려주고 국경 분쟁이 시작된 바드미(Badme)도 에리트리아에 되돌려준다고 선언하면서 평화 합의에 이르렀다.

금년 9월 16일 살만 븐 압둘 아지즈 왕은 사우디아라비아 젯다(아랍어 발음은 짓다)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정상을 초치했다. 두 나라 간에 20년 이상 계속된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 합의에 서명하기 위함이라고 했고,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도움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신문인 알샤르끄 알아우사뜨는 사우디가 외교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뿔(알까른 알이프리끼)에 있는 두 적대국이 관계를 새롭게 하는 역사적인 합의에 서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왕은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아랍어로는 안또니우 구테레쉬)와 아프리카 연합 집행(위임) 위원장 무사 파키 마하마트(아랍어로는 무사 파끼 무함마드)가 서명식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젯다에서 평화 합의 서명식

2018년 9월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젯다에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가 평화 합의안 서명식을 가졌다. 유엔 사무총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고 사우디 외무장관 아딜 알주바이르는 홍해 지역 안전과 치안에 기여할 것이라고 희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두 정상에게 압둘 아지드 왕의 훈장을 수여했다.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긴장을 제거하고 두 국가 간의 전쟁 상태를 종식시켜서 아랍 세계의 허리에 해당하는 홍해 지역의 안전을 도모해 줬다(알샤르끄 알아우사뜨, 9월 17일 2면)고 훈장 수여 배경을 설명했다.

아랍인들은 경제적 불안이나 정치적 충돌이 예견되는 국가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이것이 지역의 위기의 통로가 되거나 안전을 강탈당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아랍무슬림들이 아프리카 뿔의 국가들을 아랍 국가라고 부른다(9월 17일 2면 하단 참조)는 점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에리트리아, 지부티, 소말리아가 아랍 국가가 아닌데 왜 아랍국가라고 할까?

사우디 살만 국왕은 위 두 나라 간의 평화안 서명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에리트리아와 지부티간의 10년간 단절된 양국 관계를 복원시키는 일에도 관심을 가졌다. 사우디의 주선으로 에리트리아와 지부티의 정상이 젯다에서 9월 17일 만남을 가졌다. 사우디 언론은 에리트리아와 에티오피아 합의안 서명식 그리고 에리트리아와 지부티 간의 양국 간의 관계 개선에 사우디가 큰일을 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프리카 뿔 국가 사이의 화해를 도모한 것은 사우디의 외교적인 성과라고 했다.

평화 합의는 지역 안보와 이슬람국가 단결 목적

에리트리아와 에티오피아 정상 간의 서명식에 ‘아랍 걸프 국가의 협력 이사회(GCC)’ 사무총장 압둘라띠프 알자야니와 이슬람 협력기구(OIC)의 사무총장 유수프 알우사이민이 참석했다. 홍해와 아프리카 해안 지역의 안전을 바란다고 하면서 이슬람 세계의 집단적 목소리를 내는 이슬람 협력 기구 사무총장이 참석한 것이 눈에 띄었다. 다시 말하면 이번 합의안 서명이 단순히 지역 안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 회원 국가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그 증거로, 예멘의 후스 반군과 싸우고 있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입장에서는 예멘에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는 아프리카 뿔 지역의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땅의 우측에 홍해가 있고 홍해 왼편에 에리트리아와 에티오피아가 자리하고 있다. 에리트리아 남쪽에 있는 지부티는 사우디를 비롯한 연합군에 속해 있는데 2017년 사우디가 인구 100만도 안 되는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설치했다.

사우디는 예멘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시와의 싸움에서 지부티 군사기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사우디는 예멘에서 합법적인 국가 체제가 회복되도록 아랍 연합(타할라프 아라비) 군대의 활동을 돕는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에서 국제적인 연합을 모색하는 국가로서 지부티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 외교부 장관은 지부티가 군사, 정치, 안보, 경제, 문화에서 사우디와 전략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지부티에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중국의 군사기지가 있다. 미국은 9.11 이후 예멘과 아프리카 뿔 지역의 위협에 대비하는 기지이고 프랑스는 식민지이었던 지부티에 전함, 항공기와 수천 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고 중국은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설치해 예멘과 소말리아의 해적과 싸우겠다고 했다. 일본은 자위대를 지부티에 파견해 군사 기지를 2011년에 설치했고 이탈리아도 자체 기지를 갖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과 스페인에서 온 군인들을 지부티로 초치했다. 지부티는 두바이를 모방하고자 ‘2035’ 계획안을 발표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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