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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4)

기사승인 2018.11.06  10: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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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지난호에서 이어서) 재외동포 청년들이 세계 주요 국가의 공무원이나 군 장교로서 막힘없이 승진하여 그 외국 정부 또는 군대의 중요 직책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위와 같은 피해발생은 우리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한 점 때문에 재외동포 사회를 중심으로 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헌법재판소에도 여러 차례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된 바 있다.

6. 헌법재판소의 입장

2013년에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한 남성이, 헌법재판소에 국적법 제12조 제2항 본문, 즉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신고를 하지 않으면 병역의무를 마치거나 면제될 때까지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없다는 법률 규정에 대해, 본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이라는 주장과 함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11. 26. 선고 2013헌마805 결정).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은,

① 외국에 거주하는 복수국적자는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그 외국의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복수국적자가 한국 국민의 병역의무나 국적선택제도에 관하여 본인의 책임 없이 알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 ② 본인의 책임 없이 국적선택기간을 알지 못할 정도로 한국과 관련이 없는 외국 거주 복수국적자라면, 그의 생활영역에서 그가 복수국적이라는 사실이 그의 법적 지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인 점, ③ 외국에서 복수국적자가 일정한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는 극히 우연적인 사정인 점을 근거로 위 법률조항이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다수의견)

다만 나머지 4명의 재판관은,

① 한국 정부는 외국에 거주하는 복수국적자인 남성에 대하여 국적선택절차에 관한 개별적 관리·통지를 하고 있지 않으므로, 남성인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자신이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이를 면하기 위해서 제한 기간 내에 한국 국적을 이탈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할 수 있는 점, ② 복수국적자의 주된 생활 근거가 되는 국가에서 주요공직자의 자격요건으로 그 국가의 국적만을 보유하고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 주요공직 등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는 점,

③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못한 복수국적자에 대하여 ‘그 기간 내에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 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여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을 소명하도록 하여, 그러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의 이탈을 허용하더라도 복수국적을 이용한 병역회피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점, ④ 위 정당한 사유 및 불가피한 사유, 병역회피 의사 유무 등에 대하여 엄격하게 심사한다면 국적이탈을 통한 병역면탈 우려를 없앨 수 있는 점, ⑤ 한국 국적을 이탈한 복수국적자에 대하여 한국으로의 입국이나, 한국에서의 체류자격·취업자격 등을 제한하는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다. (소수의견)

비록 위헌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위 2015년 결정에서는 4명의 헌법재판관들이 위헌의견을 내었는데, 이는 2006년 유사한 사안(헌법재판소 2006. 11. 30. 선고 2005헌마739 결정)에서 9명의 헌법재판관이 모두 합헌의견을 낸 것과 비교하면, 위헌이라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음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7. 법무부와 국회의 노력

최근 법무부에서는 위와 같은 재외동포 사회에서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헌법재판소의 입장 변화를 고려하여, ‘국적제도 개선 자문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고 선천적 복수국적자 남성들의 국적이탈 제한 문제를 개선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위 헌법재판소 결정의 소수의견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내용인, 엄격한 요건 하에서 예외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한국 국적을 이탈하는 것을 허가하는 제도, 즉 ‘국적이탈허가제도’를 도입하는 국적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병역의무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엄격한 요건 하에서 한국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것은, 재외동포 청년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복수국적이 병역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강성식 변호사 dongpo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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