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레인 여성의원 증가와 무슬림 여성의 정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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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레인 여성의원 증가와 무슬림 여성의 정계 진출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 승인 2018.12.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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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이슬람 세계의 여성의 지위

금년 12월 1일 부르키나파소에서 이슬람 협력기구(OIC)의 회원국들이 모여 국가발전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OIC 회원국의 여성들이 더 많이 국가기관이나 정당, 의회, 민간기관, NGO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중간 결정권자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OIC 사무총장 유수프는 일부 여성들의 이런 중요한 진출에도 불구하고 무슬림 여성들이 기본권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무슬림 여성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회에서는 여성들에게 더 많이 힘을 실어주고 여성 교육의 확대, 여성에게 경제적 능력 부여, 성 평등의 향상과 여성 리더십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정치, 경제, 사법, 과학, 환경 그리고 사회 문화적 차원에서 여성에게 결정권을 주고 여성이 국가 발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강화하자고 했다.

남아 선호 사상의 아랍인 부모

2008년 요르단대학교 한국어 과정에서 한국어에 특출한 학생들을 선발했는데 두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학생들이었다. 선발과정에서 뽑힌 여학생의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남아 선호 사상을 가졌던 그는 아들이면 몰라도 딸은 한국으로 유학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지금 요르단 경제 상황이 아주 어렵다. 요르단의 전체 실업률이 18.6%인데 이중 남성의 실업률은 16.3%이고 여성의 실업률은 27.1%이다. 요르단에서 실업률은 대학 학사학위 소지자가 24.1%이고 고등학교 졸업생의 실업률은 58.2% 그리고 중졸 이하의 실업률은 41.8%이다. 교육 수준과 성에 따른 취업률이 크게 다르다(12월 3일자,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16면). 더구나 요르단은 특정 직업에 대한 수치 문화 때문에 여성들이 취업할 분야가 크게 제한돼 있었다.

여기서 잠시 지난 10여 년간 요르단과 이집트의 한국어 학습자들을 살펴보면, 한국어 학습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이 많았다. 남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이 가능한 전공으로서 한국어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무슬림 남자는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반드시 취업을 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지만 여성에게는 그런 부양의 의무가 없다.

여성의 투표는 남편의 요구와 종교적인 요인에 따라

다시 요르단의 선거 상황을 비교해 보자. 요르단 헌법과 선거법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1989년 이래 요르단에서 실시한 처음 3차례의 총선에서 여성들은 단 한명도 당선되지 않았다. 결국 요르단 정부는 2003년 여성에게 보장된 쿼터 제도를 도입했는데 2007년과 2010년 선거에서 여성은 단 한명만 의석을 차지했고 2013년에는 3명이 그리고 2016년에는 130개 의석 중에서 단 5명이 의석을 차지했다.

요르단의 발카 응용대학교의 파띠마 아티야트 박사는 그의 논문에서 “요르단의 여성들의 투표 행태와 투표 대상 선정은 남성들과 여성 자신과의 친분 정도 그리고 종교적 신앙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고 여성들의 투표 행태는 나이와 교육수준, 거주지에 따라 달랐다”고 했다.

요르단 여성의 80%는 남편과 친척의 요구로 남성 가족의 입후보자나 종교적인 입후보자를 찍었다. 사실 아랍국가에서 여성들의 투표 활동은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요르단의 경우, 남편이나 친척들이 미리 정해놓은 입후보자를 여성들이 그대로 투표한다. 아랍 무슬림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할지라도 요르단과 아랍 세계의 여성들은 정치에 참여할 때 아직도 수많은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경제적 장애에 직면하고 있다.

바레인의 여성의원들의 의회 진출 100% 증가

11월 24일 바레인 총선이 있었다. 순니 왕정 국가인 바레인에서 반정부 세력에 대한 탄압이 있었고 야권 세력이 입후보 방해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여성 의원들 6명이 당선됐다고 보도됐다. 바레인에서는 2011년 시아파의 실패한 봉기가 있었는데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군대를 보내어 바레인의 치안 불안을 해소했다.

이번 아르헨티나 G-20 회의에 참석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제일 먼저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을 예방하고 이집트와 튀니지를 방문한 것을 보면 사우디-바레인 간의 돈독한 관계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바레인은 다른 걸프 국가처럼 다량의 석유 재산을 갖고 있지 않은 섬나라이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바레인을 이란과의 전쟁을 대비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갖는 국가로 여긴다.

미 해군 5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바레인은 총선에서 야권 세력이 입후보하는 데 방해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2014년에는 야권 세력들이 선거를 보이콧했는데 이번에는 67%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한다. 바레인의 시아파 무슬림들이 직장과 공직에서 쫓겨났다고 하면서 150만 인구 중에서 시아파 무슬림은 2등 국민이 됐다고 주장했다. 바레인 정부 관리는 이런 주장을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고 이란이 사회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야권 세력의 리더 알위파끄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븐 살만 왕세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바레인 정부가 야권 세력의 단속을 성공적으로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랍여성들 사회 각계 결정권자 역할 크게 부족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문 알샤르끄 알아우사뜨는 “바레인 의회(마즐리스 니야비)가 92%를 새 국회 의원으로 뽑았다”고 전하면서 바레인 국왕은 칼리파 븐 살만 왕자에게 새 정부의 조각을 맡겼다고 전했다. 바레인 발 뉴스에서는 바레인 여성들이 의회에 진출한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헤드라인 뉴스로 전했는데 사실, 아랍 국가에서 여성들은 다른 여러 국가들과 비교하면 무슬림 여성이 의회에 진출한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물론 세계의 여러 국가에서도 남성들이 의회에 진출한 숫자가 여성보다 훨씬 많지만 문제는 아랍 여성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기관의 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다시 요르단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요르단에서 여성들은 도시, 취업자, 교육받은 여성일수록 투표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입후보자들 중에 가족이나 친척과 아무 상관이 없을 경우, 투표에 소극적이었다. 바레인과 다른 아랍 국가에서도 여성들의 투표권 행사에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다.

이슬람 세계에서 정부가 남성과 비교해 무슬림 여성들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 것인가? 여성들이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자가 되는 일이 얼마나 많아질까? 가족 안에서 남편이나 아버지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성 자신이 뽑고자 하는 사람에게 정말 투표할 수 있을까? 더구나 이슬람 안에서 자신이 속한 특정 종파(순니나 시아 등등)나 자신의 이슬람 신앙 색깔과 맞지 않더라도 국가 발전에 기여할 인물을 찾아 그에게 표를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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