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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려인 노무자를 형제와 동포로 대해 준 한국인 사장

기사승인 2018.12.04  14: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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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균오 러시아 볼고그라드 선교사
한국에서 일하던 알렉이 11월 19일 아침에 쓰러져서 뇌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곳 러시아에 있는 알렉의 부인 인나가 울면서 도움을 청했다. 알렉이 아프고 위급하다는 소식이 있는데 상황을 알 수 없으니 알렉이 일하는 회사 사장님께 연락해서 상황을 파악해 달라고 했다. 나는 급하게 알렉이 일하는 회사 사장님께 전화를 했다. 그의 이름은 김재천 씨였고 알렉이 근무하는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그는 알렉이 뇌종양으로 뇌 속에서 혈관이 터져서 급하게 청주에 있는 하나병원으로 옮겨서 8시간동안 수술이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자세하게 그동안 진행된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알렉은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토하고 쓰러졌다. 사장은 간호사인 자기부인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설명을 했다. 그의 부인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니 동네에 있는 작은 병원으로 가지 말고 청주에 있는 큰 병원으로 바로 가라고 했다. 사장은 직접 운전을 해서 알렉을 데리고 청주에 위치한 뇌종양 전문병원 ‘하나병원’으로 달려갔다. CT 검사를 했으나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서 다시 MRI를 찍었다. 그 결과 뇌 속에서 혈관이 터진 것을 발견했다.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알렉의 가족과는 전혀 연결이 되질 않았다.

의사는 알렉이 죽을 수도 있고 전신마비가 될 수도 있고 말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말하며 수술 동의서를 내밀었다.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수술은 지연되고 알렉이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환자의 직계가족만 사인을 할 수 있는데 회사 사장은 자신이 책임질 것을 약속하고 사인을 함으로 수술이 진행될 수 있었다. 수술은 뇌종양 전문의사가 집도를 했고 수술이 잘 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알렉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전화를 할 때 그는 수술을 마치고 이제 막 회사 사무실에 들어왔다고 했다. 나는 전체 상황을 듣고 그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렸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노무자가 아침에 와서 토하고 쓰러지면 가서 쉬라고 하든지 간단하게 약을 먹도록 처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직접 알렉의 상황을 파악하고 도시에 있는 큰 병원으로 빠른 시간 내에 옮겼다. 그는 월요일 아침 가장 바쁜 시간에 회사일보다 근로자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움직였다. 그 결과 알렉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살 수 있었다.

   
▲ 알렉 씨와 김재천 사장

내가 감사함을 표현하자 김재천 사장은 한솥밥을 먹는 사람으로서 당연하게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회사 사장이 외국인 노무자 한 사람을 위해서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는 병원에 거의 매일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느라 바쁠텐데 거의 매일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알렉을 챙기고 있다. 그는 입속이 다 불어터질 정도로 알렉의 수술과 회복을 위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부인과 함께 알렉을 방문하고 알렉과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알렉을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CEO가 노무자 한 사람을 위해서 거의 매일 병원에 온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알렉을 단순히 한 사람의 외국인 노무자로 보지 않고 식구와 형제와 동포로 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분에게 회사명을 물어도 그는 ‘사출기 제작회사’라고만 하고 부끄러워하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내가 계속해서 궁금하다고 하자 회사를 소개해 주었다. 그의 회사는 사출 전용기 제작회사로 우진플라임 산하에 있는 소재공장 ‘재경엔지니어링’(충북 보은군 장하면 우진플라임로 100)이다. 우진플라임은 한국과 아시아 등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중견기업으로 러시아에도 지사가 있었다. 러시아 회사를 확인해 보니 모스크바에 있었다.

그는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보인다. 자신의 고통을 통해서 고통당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돌보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가 된 것 같다. 그는 노무자들을 위해서 해마다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의료보험과 상해보험을 다 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는 회사주변에 아파트를 얻어서 외국인 노무자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노무자들의 월급을 한 번도 밀려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외국인 노무자를 단순한 노무자가 아닌 한솥밥을 먹는 한 식구와 한 동포로 생각하고 회사를 운영한다고 했다.

나는 외국인 노무자를 따뜻하게 돌보아 주는 김재천 사장님을 보면서 한국은 아직도 사람이 살만한 따뜻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나는 그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가지고 카톡을 연결해 친구가 됐다. 내가 내년 봄에 한국에 나가면 한번 만나기로 했다. 알렉이 회복되면 이곳 러시아에 한번 오기로 했다.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알렉의 병원비용은 약 2,000만원 정도인데 보험과 중증환자로 인정이 돼서 병원비가 총 200만원 이하가 될 것 같다. 나는 페이스북에 알렉의 소식을 올리며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페이스북을 보고 장신대 김영동 교수께서 청주상당교회 담임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청주상당교회에서 50만원을 지원해 주었다. 서초신동교회에서 219만원을 지원해 주었다.

하나병원 원목께서 알렉을 방문해서 위로하고 기도해 주었다. 동기목사들이 목회하고 있는 청주새순교회, 청주영광교회, 청주제자교회에서 50만원을 지원해 주셨다. 그리고 동기목사가 목회하는 대전제일교회서 100만원을 지원해 주었다. 그리고 나를 후원하고 있는 새문안교회에서 50만원을 지원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한국교회에서 고려인동포 알렉의 모든 병원비용과 항공료까지 하고도 남는 많은 액수를 지원해 주었다.

알렉과 그의 부인은 일면식도 없는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아무 대가없이 병원비를 대주는 한국교회들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외국인 노무자 한사람을 형제와 동포로 대해주며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께서 그분들 한분 한분을 축복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특별히 금번에 알렉을 위해서 수고해 주신 재경엔지지어링 대표 김재천 사장과 알렉의 병원비용을 책임져 주신 한국교회에 감사인사를 드린다.

   
▲ 알렉 씨와 정균오 선교사

알렉은 고려인 3세다. 그는 아내가 사역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잘 나오지 않았다. 교회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와서 교제하다가 나와 친구가 됐다. 친구가 된지 10년 후에 예수를 구주로 믿고 나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는 날 그는 담배를 끊었다. 그는 세례 후에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났다. 그와 나는 친구이며 주안에서 형제다.

그는 살고 있는 집이 너무 좁고 지저분하다며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다 집을 좀 지어야겠다고 했다. 나는 만류했으나 그는 2년 전에 한국에 가서 외국인 노무자로 일하며 죽을 고비를 한차례 넘겼다. 통영에서 일하다가 대형크레인이 무너져서 죽을 상황에서 5분차로 살아났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하나님께서 살려 주셨다. 알렉이 하나님께서 두 번이나 살려주신 것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나는 알렉이 잘 회복돼 이곳에 돌아와서 복음을 위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나머지 생을 헌신하며 살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정균오 러시아 볼고그라드 선교사 russ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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