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훈 재아르헨티나 한인마라톤동호회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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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훈 재아르헨티나 한인마라톤동호회 수석코치
  • 서경철 재외기자
  • 승인 2018.12.19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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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최남단 울트라마라톤, ‘엘 크루스 콜롬비아100k 2018’ 를 가다!

▲ 첫날 레이스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KRA소속 선수들 (뒷줄 왼쪽부터) 김성훈 홍억균 김봉주 오종익 장인영 그리고 앞줄 이호준 선수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재아르헨티나 한인마라톤 동호회(이하 KRA) 소속 김성훈, 김봉주, 장인영, 홍억균, 이호준, 오종익 6명 의 선수는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 동안 칠레 화산 도시 뿌꼰에서 펼쳐진 ‘엘 크루스 콜롬비아100k 2018’ 대회에 참가해 100Km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40개국에서 2,40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본인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칠레를 찾은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마라토너들이 대거 참가했으며, 아메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마라톤 대회로 2001년 바릴로체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17회 째를 맞이했다.

이 대회는 참가 선수들이 안데스산맥을 횡단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 인기대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번 참가 선수 면면도 우루과이에서 온 양치기 소년부터 전문직인 의사, 변호사, 판사들도 다양하며 친구들과 함께 참가한 이들도 있고 혼자 온 이들도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KRA 수석코치 겸 선수 김성훈 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회 참가 뒷얘기와 KRA의 활동내용, 그리고 마라톤에 대한 그의 생각에 대해 들어봤다.


▲ 대회 마지막 날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안데스산맥 중턱의 캠프에서 기념촬영. 뒷줄 왼쪽부터 김봉주, 이호준, 김성훈, 장인영 그리고 앞줄 왼쪽부터 오종익, 홍억균(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기자 : 먼저 참가 멤버들 모두 무사히 완주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대회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김성훈 수석코치(이하 김) : 직접 만년설을 밟으며 대자연속에서 맘껏 뛰어 보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대회입니다. 올해는 칠레 비샤리까 국립공원지역의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마라톤 코스가 설정돼서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수려함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는 대회였습니다.

기자 : 100Km를 뛴다고 하는데 시간제한 같은 특별한 제약이 혹시 있습니까?
김 : 제약이라기보다는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100Km를 하루 33Km 씩 3일에 나눠서 뛰는데, 해발 2,000m 산을 넘나들며 배고픔과 목마름 그리고 추위를 3일 동안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합니다.

기자 : 매년 뛰는 코스가 같습니까?
김 : 아닙니다. 대회 주최 측에서 매년 코스에 변화를 줍니다. 그래서 안데스 산맥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참가자들의 기대를 최대한으로 충족 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대회까지는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안데스산맥을 넘어 칠레까지 3일간 왕복하는 코스였는데 올해는 칠레 쪽에서만 펼쳐지는 코스로 변화를 줬더군요. 덕분에 새로운 모습의 안데스 산맥의 웅장함과 신비함을 경험 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 이번 대회기간 동안에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받으셨던 어려움 그리고 감동스러웠던 순간이 있었으면 전해주십시오
김 : 첫째 날과 둘째 날은 1,950m의 정상을 향해 계속해서 뛰어 올랐습니다. 산을 오를수록 체감온도는 계속 떨어져 힘들었지만 참가자들 중 절반이상이 여성 참가자였고,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전진해 나가는 여성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기에 감탄하면서 저희 회원들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오전 8시에 출발해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목표지점에 도착했습니다. 40개국의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에서 살던 몇 천 명의 사람들과 땀을 흘리고 난 후 빙하가 녹아 내려오는 살얼음 같은 강가에서 멱을 감으며 함께 오손 도손 식사를 하며 몸은 힘들지만 참가하기 잘했다는 만족감의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 난코스를 지나 내리막 평지를 달리며 힘을 내고 있는 선수들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기자 : 완주 순간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김 : 태극기를 휘날리며 완주 결승 테이프를 끊는 그 순간 그동안 뛰었던 수많은 크고 작은 시합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쳤습니다.

기자 : 그 간 KRA회원들과 함께 참가 했던 대회 그리고 단체의 활동을 간단히 정리해서 소개해 주십시오
김 : 지난 2015년 3월부터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여섯 명이 모여 연습을 함께 하며 시합에 참가한지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아르헨티나의 크고 작은 대회를 참가하며 이제는 30명의 정예멤버들이 활동하는 모임으로 성장했습니다.

저희가 첫 번째로 참가한 대회는 2015년 3월 ‘유니세프 10k’였습니다. 그 해에만 10km, 21km, 42km 대회 35개를 모두 완주했습니다.

같은 해 바릴로체에서 개최된 ‘노스페이스 50k 울트라 마라톤’을 시작으로 ‘레이드 콜롬비아 살타 주주와이 62k’, ‘컴브레시타 50k’, ‘아콘카구아 70k’, ‘크루스탄딜리아 60k’, ‘피나마 모래사막 27k’, ‘마르 달 플라타 42k’ 등 모두 140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시 시합과 12개의 원정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짧은 창단역사에 비해 활동 폭이 넓고 왕성한 동호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레이스 중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계곡을 건너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기자 :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라톤은 어떤 각오로 임해야 하는 운동이며 대중들에게 간단히 소개를 한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습니까?
김 : 마라톤의 8할은 군인정신이라고도 합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데, 그 과정부터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이미 마라토너가 돼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일어나 운동장으로 향할 때는 몸과 맘이 모두 무겁지만, 뛰는 동안에 흘린 땀과 눈물만큼 가벼워진 마음으로 돌아올 때면 도전하는 사람에겐 불가능이란 없다고 매일 자신에게 일깨워 주는 운동이지요.

마라토너는 달리는 것에 중독이 된 사람들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매일 도전하는 사람들이니 도전 중독이 더 맞는 말 같습니다.

삶에 지쳐 방황할 때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출발지부터 도착지가 분명한 마라톤을 시도해 보기를 권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자연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에너지 충전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엘 크루스 콜롬비아100k’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마라톤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기자 : 2019년 새해에도 왕성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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