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9년 아랍세계 어디로 가나?
상태바
[기고] 2019년 아랍세계 어디로 가나?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 승인 2019.01.04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새해, 아랍의 불확실성

아랍인들은 새해 2019년이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정치와 경제 그리고 안보 면에서 낙관적이지 않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일부 아랍 국가들이 경제 체질을 바꾸려고 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사회적 정치적 부패와 투명성의 부족이 아랍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아랍 국가의 주변에 위치한 비아랍국(터키, 이란, 이스라엘)과 강대국(미국과 러시아 등)의 역할이 아랍 정치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아랍 언론은 지금 아랍 국가 간의 갈등 해결, 테러와의 싸움, 치안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지만, 현실은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이 힘든 아랍인들이 많다.

중동은 새해에도 정치적 및 군사적 갈등과 충돌이 맞서면서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다. 지금 아랍 국가들은 강대국과 역내 국가들 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아랍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비아랍 국가들은 아랍국가 안에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 그리고 군사적인 역할이 두드러진 세력으로는 레바논의 히즈불라(이란의 지원), 안사르 알라 집단(예멘의 후시, 이란의 지원) 그리고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국가(IS) 조직들이 있고, 이들에게는 정치적 그리고 군사적 지원처가 따로 있다.

아랍 국가의 내전 상황은 단순히 아랍인 간의 전쟁이라기보다는 대리전쟁의 형태를 띠고 있고, 해당 국가의 민병대는 물론, 아랍과 역내 그리고 국제적 세력이 개입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다. 다른 국가의 개입도 있지만 유엔 등 국제기구의 특사들이 갈등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으로 전개된 국가로는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등이 있다.

작년 12월 아랍에미리트가 시리아에 대사관 업무를 재개하고 바레인도 대사 업무를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는 대사를 파견하지 않았지만 상주 공관에서 시리아 관련 업무를 중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튀니지와 시리아 간의 항공노선이 열리고 수단 대통령이 시리아를 깜짝 방문했으나, 수단 대통령은 국내 경기 악화로 시위가 거세지자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랍 문제 해결은 비아랍인의 손에

2010년 튀니지에서 민중 봉기로 시작한 아랍 혁명은 이를 이용하려는 세력들에게 납치된 혁명이 되었고 결국 아랍 지역이 지역 내 충돌과 국제적인 전쟁터가 돼버렸다. 아랍 땅은 새로운 무기들을 시험하는 장소로 전락했고, 그 결과로 일부 국가가 전복되고 국민과 사회가 분열되는 극도의 혼란한 양상을 보였다. 2014년 이슬람 국가조직이 등장했고 무슬림이 무슬림을 살해하는 일(피트나)이 빈번해지자 아랍 종교인들은 이것이 종말의 작은 징후라고 했다.

아랍 문제 해결에 있어서 아랍 국가와 아랍 연맹의 역할이 줄어들었고 이 지역의 갈등 해결은 비아랍인의 손에 달려있는 형편이다. 시리아의 경우, 러시아, 이란, 터키가 폭력의 수준을 조절하는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고, 전쟁 지역과 감시 지역에서 고립된 지역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기로 했는데 미군 철수는 쿠르드와 시리아 민주 군대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작년 말까지 시리아의 헌법 초안을 마련할 위원회 결성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새해에도 순니 아랍국가들이 이란을 때리는 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가 순니 아랍국가들을 배신했다고 GCC 국가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이 주장했지만 카타르는 정치적 궤도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2019년 예멘은 안정의 길로 진입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역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

마그립 국가들(리비아,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은 서로 새로운 정치적인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국가 행정에서 변화를 보일 것이다. 결국 새해에는 아랍에서 도발적인 신호들이 나타날 것이지만 아랍 지역에서 긴장, 불안, 갈등과 충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랍, 국제적인 신뢰 쌓아야

이라크는 작년 시리아 밧샤르 알아사드 정부에게 아랍 연맹의 회원권을 주자고 제안했지만 아랍국가들이 작년 연말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시리아 내전 해결에 아랍인들이 아무런 이니셔티브를 갖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을 쫓아냈지만 결국 이라크를 이란에게 내주고 말았다. 미국의 성급하고 잘못된 정책이 아랍에 대한 이란의 영향을 강화시켜 주었고 이라크 국내 문제에 이란이 개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예멘에 대해서는 스웨덴 회담이 어느 정도 효과를 주어서 알후다이다에서 잠시 전쟁을 중지하였는데, 이것은 이란은 물론 미국과 국제 사회 간의 이해가 서로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리비아 사태는 유럽이 사태 추이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고 리더십 행사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랍에서 외교관계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2019년에는 아랍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가 감소할 것으로 관망한다. 아랍 국가들이 국제적인 주요 사안 결정에 합의를 해놓고 실행에는 옮기지 않았던 과거의 전례가 국제적인 신뢰도와 상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아랍 언론인도 있다.

더구나 아랍 정상들이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쏟아낸 말들 중에는 아프리카 정상을 향한 말이 아니고 국내 정치용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문제에 있어서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긴밀한 외교 관계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랍 정상들이 반이스라엘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랍인에 대한 도전들

2019년 아랍에 대한 새로운 도전들이 많아지고 아랍 국가 간의 밀고 당김 그리고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아랍인들은 서로의 갈등을 풀어 가는데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아랍인들끼리 해결하자고 한다. 외세에 의지하면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외국이 권리를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이란다.

아랍 세계에는 내부적인 문제도 있다. 아랍인들은 친인척 또는 아는 사람(와스따, 공채를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을 등용)을 이용하거나 일반적인 제도나 룰(rule)을 벗어나 개인의 잇속을 챙기는 파흘라위야가 팽배하고, 종교심이 강한 무슬림은 타크피르 문화(비무슬림에게 부당하게 하거나 같은 무슬림이더라도 종파나 사상이 다르면 폭력을 행사함)에 의존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재외동포들은 이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작년 모로코에서 유럽 관광객 2명이 과격한 이슬람주의자에게 살해됐다. 일부 모로코인들은 이 사건에 가담한 범인들이 타크피르에 가담한 과격 이슬람주의 사상을 가진 자라고 했다. BBC 아랍어 사이트에서는 1월 3일 ‘종교 사상과 극단적 행동이 서로 관련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았다.

2019년 중동은 분산된 테러 조직들이 곳곳에 있어서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고 아랍 칼럼니스트 후세인은 말한다(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지, 2018년 12월 30일 14면). 그런 조직들로는 알카에다, 히즈불라, 이슬람 국가조직 이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여러 조직들이 있다. 이들의 리더들 중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아이만 알자와히리, 하산 나쓰르 알라,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등이 있지만, 이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만행을 계속하고 있고 그들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랍의 겨울, 봄을 기다리며

아랍인들은 ‘아랍의 봄’을 ‘아랍의 겨울(알쉬타 알아라비)’이라고 부른다. 아랍 세계는 지금도 ‘위험 수위’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아랍 상황의 사실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아랍의 내적인 위협과 외국인의 개입에 대해 아랍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아랍국가간의 동맹을 강화하려고 하지만 더욱 시급한 것은 아랍의 경제 문제이다. 그리고 시리아, 예멘 등 전쟁을 겪은 국가에는 향후 국가 재건 사업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고 아랍 국가들이 교육 개혁, 종교적 담론의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019년 아랍이 경제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좋아지겠지만 빈곤과 실업, 불법 이주, 테러와 치안 불안, 청년 실업과 과격한 이념은 사회적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