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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미등록 이주아동과 출생신고 (1)

기사승인 2019.04.23  11: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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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우리나라에서 ‘출생신고’는, 한국 국적을 가진 부 또는 모의 자녀가 출생하여 그 자녀가 한국 국적을 가진 경우 가족관계등록부에 그 사실을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조가 “이 법은 국민의 출생ㆍ혼인ㆍ사망 등 가족관계의 발생 및 변동사항에 관한 등록과 그 증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한국 국적자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만 기록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경우에는, 자녀가 한국에서 출생하였더라도 한국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국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국적을 부여하는 경우(소위 출생지주의)는 매우 예외적으로만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그 예외에 해당되지 않는 한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상태에서 출생한 자녀는 외국인일 것이므로, 그 자녀의 출생신고는 그 자녀의 국적에 따라 한국에 있는 국적국의 대사관 등 국적국의 관청에 가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만약 그 외국인 부모 일방 또는 쌍방이 불법체류 상태인 경우, 한국에 있는 자녀의 국적국 대사관 등의 관청에 가서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불법체류 사실이 들통 나 강제 추방될 것이 두려워,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합법체류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더라도, 부모가 출생신고 절차에 대해 잘 모르거나, 한국에 자녀의 국적국 대사관이 없거나 국적국 대사관에서 출생신고를 접수하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출생신고가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작년 법무부에서는 ‘국내체류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라는 연구용역을 진행하였는데, 그 보고서에 따르면 정확한 통계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2000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한국에서 출생하였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등록 이주아동들 중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숫자는 2천 명에서 1만 명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 쪽에서는 ‘2만 명’이 넘는다는 추정을 하고 있지만, ‘미등록’상태이므로 그 실태를 파악하기도 어려워 정확한 통계를 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한국사회 내에서 생활하지만, 한국 국적 아동들에게 제공되는 제도적인 혜택들은 물론이고, 외국 국적 아동들에게 제공되는 혜택들조차도 일정 부분 받지 못하며 자라게 된다. 일정한 체류자격을 가진 경우 외국 국적 아동들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받을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초등학교 및 중학교 입학의 경우, 한국 국적 아동들은 취학통지서를 받으면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입학하면 되지만, 외국 국적 아동들은 취학통지서가 발급되지 않아 별도로 필요한 서류들(외국인등록사실증명서 또는 출입국사실증명서)을 준비하여 입학신청을 해야 하는데,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그와 같은 필요 서류들조차도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그 외에도 성장과정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은 무수한 불편과 불이익을 감내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성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에서 출생하여 성년이 될 때까지 성장한 미등록 이주아동은 사실상 어떠한 형태로든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와 같이 피해의식을 갖고 성장한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잠재적인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될 우려가 크다.

또한 그와 같은 우려를 떠나서라도, 어떠한 아동이라도 최소한의 ‘출생사실’과 ‘신분’을 확인받을 권리가 국제협약에 규정되어 있다. 국제협약 중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제24조 제2항은 “모든 어린이는 출생 후 즉시 등록되고 성명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역시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제7조 제2항은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출생 시부터 성명권과 국적취득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협약은 우리나라에서 법률적 효력을 가지므로,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은 그 국제협약을 지켜야만 한다. (다음호에 계속)


*‘법률칼럼’에서는 재외동포신문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 재외동포로서 한국법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dongponews@hanmail.net 으로 보내주시면, 주제를 선별하여 법률칼럼 코너를 통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강성식 변호사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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