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개 투표소에서 제22대 총선 재외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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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개 투표소에서 제22대 총선 재외투표
  • 이나연 재외기자
  • 승인 2024.04.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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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만1,336명 투표…투표율 66.3%

교민 수 감소로 선거인 수 줄었으나 투표율은 높아

630㎞에 달하는 먼 거리를 달려와 투표한 교민도 있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선거 주중국대사관 투표소 (사진 이나연 재외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선거 주중국대사관 투표소 (사진 이나연 재외기자)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6일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중국에서는 주중대사관을 비롯한 10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지난 2월 10일 마감한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 수는 1만7,095명으로, 이중 1만1,336명이 투표해 투표율 66.3%를 기록했다.

투표소별 투표자 수는 중국대사관(베이징) 1,852명(71.7%), 광저우총영사관 1,348명(60.6%), 상하이총영사관 4,249명(64.1%), 선양총영사관 266명(58.9%), 시안총영사관 327명(62.5%), 우한총영사관 82(81.2%), 청두총영사관 225명(72.1%), 칭다오총영사관 1,694명(69.8%), 홍콩총영사관 1,060명(68.5%), 다롄출장소 233명(78.2%)이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투표자 수를 기록한 곳은 상하이총영사관 투표소로 전 세계 115개국(178개 공관) 220개 재외투표소 중에서도 가장 높은 투표자 수를 기록했다. 해당 투표소에서는 상하이와 화동지역(쑤조우, 이우 등)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주로 투표했다. 

베이징에 마련된 중국대사관 투표소에서는 2,583명이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을 했으며, 1,852명이 투표해 71.7%의 투표율을 보였다. 선거인 수는 지난 21대 총선의 60.2%로 줄었지만 투표율은 거의 2배로 늘었다. 베이징과 텐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주로 투표했으며, 석가장 등 하북성의 도시에 거주하는 소수의 교민들이 투표장을 찾았다.

중국은 면적이 넓고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투표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표하기 위해서는 한국 내 투표소보다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을 해야 투표할 수 있다. 

주중한국대사관 관할구역은 북경시, 천진시, 하북성, 산서성, 청해성, 내몽고, 신장자치구, 서장 등이지만, 북경시와 천진시 외의 지역은 투표소가 있는 베이징까지의 거리가 500~2,800㎞에 달한다. 

버스로 왕복 6시간 이동해 투표에 참여한 천진 교민들과 신은식 천진한국인회장 (사진 이나연 재외기자)
버스로 왕복 6시간 이동해 투표에 참여한 천진 교민들과 신은식 천진한국인회장 (사진 이나연 재외기자)

신장자치구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투표하려면 2,800㎞ 떨어진 베이징까지 가야 한다. 재외선거는 국외부재자신고를 했다면 재외투표기간 중 중국 내 다른 재외투표소는 물론 전 세계 모든 재외투표소에서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장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시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루무치시에서 중국 내 가장 가까운 투표소는 2,527㎞ 떨어진 시안총영사관 투표소로 차로 이동한다면 27시간이 걸리며 기차로는 14~25시간, 비행기로는 3시간 반이 걸린다. 때문에 6일이라는 긴 투표기간이 주어져도 투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교민들이 많았다.

이러한 사정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김지민 우루무치한국인회장은 “우루무치의 교민이 재외투표소에 가기에는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며 “다음번 선거에는 비대면 투표가 가능하면 좋겠다”고 했다. 

내몽고자치구 후허하오터시에 거주하는 김병주 내몽고한국인회장은 왕복 8시간 걸려 투표소를 다녀갔다. 베이징-후허하오터 거리는 약 460㎞이다. 그는 “중국 교민사회가 위축돼가는 상황에서 한표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며 어려울 때일수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투표를 결심했다”고 했다. 

베이징의 투표소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 투표한 교민은 630㎞ 떨어진 내몽고자치구 바오터우시에서 온 박정수 씨다. 박 씨는 “재외선거 제도가 시작된 후 매번 재외투표를 했다. 멀고 가깝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투표소 현장에 도착했으나 투표를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지난번 재외선거 시 국외부재자 신고를 한 것이 이번에도 유효한 줄 알고 이번에 신고를 안해서, 사전에 국외부재자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신고하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국외부재자 신고를 했으나 최종단계까지 확인하지 않고 중간단계까지만 진행해서 사전 국외부재자 신고가 되지 않은 교민들은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주중한국대사관 마당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 찍는 투표자들 (사진 이나연 재외기자)
주중한국대사관 마당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 찍는 투표자들 (사진 이나연 재외기자)

투표는 6일간 분산돼 붐비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됐다.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좀 더 많은 교민들이 투표소를 찾았으며, 재외선거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자녀를 동반해 투표소를 찾은 교민들도 적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고 한시간 동안 차로 이동해 투표소를 찾은 교민들에게는 투표소 내의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인타운 왕징과 유학생 밀집지역인 오도구, 텐진에서는 선관위가 유권자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했고, 북경한국인회와 천진한국인회는 SNS를 통해 재외선거 신고 신청, 투표소, 셔틀버스에 대한 정보를 안내했다.

2012년부터 7번 치러진 재외선거 중 6번 주중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안정수 위원장은 “재외국민이 투표할 수 있도록 국가가 우리에게 권리를 줬는데 책임을 안하면 안된다. 재중 교민들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임하기 바라며 재외선거에 대해 많은 홍보를 했지만 교민 수가 줄어서 사전 신고한 사람도 적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몸은 해외에 있어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많은 교민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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